완패 속에서도 레이커스는 실패하지 않았다

아쉽게도 레이커스는 결국 덴버 너기츠라는 거대한 산을 넘지 못하고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MCW 백과사전 전문가들은 이 결과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38세의 르브론 제임스는 마치 절창을 부르듯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코트를 누볐고, 그의 결승 슛은 불발되며 시즌의 결말을 암시했다. 강철의 육신을 지녔던 노장의 제왕도 결국 세월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반면, 28세의 요키치는 그 전성기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서부 결승 네 경기에서 요키치는 경기당 평균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MCW 백과사전 기자는 그의 활약을 전무후무한 수준이라 평가했다. 그의 리더십 아래, 덴버는 시리즈 내내 역사적인 공격 효율을 선보이며 바람처럼 질주했고, 결국 로스앤젤레스를 무너뜨렸다. 이는 덴버 구단 역사상 첫 파이널 진출이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레이커스를 꺾은 순간이었다. 동시에 2007년의 샌안토니오, 2018년의 골든스테이트에 이어 제임스를 시리즈에서 스윕한 세 번째 팀으로 기록됐다. 덴버는 듀랜트를 넘었고, 제임스를 넘으며 새로운 역사를 거의 완벽하게 써 내려가고 있다.

제임스는 홈팬들 앞에서 덴버가 서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분명 그 순간은 잔인했지만, 이번 시즌의 레이커스를 실패라 말할 수는 없다. 시즌 초반, ‘사망의 7가드’라는 비판을 받던 로스터는 하치무라 루이, 밴더빌트, 트로이 브라운 주니어 등 탄탄한 포워드진으로 업그레이드되었고, 백코트 자원들도 모두 외곽슛이 가능한 형태로 정비됐다. 한 시즌 넘게 역행하던 레이커스는 드디어 방향을 잡았고, 스타성과 사이즈, 스페이싱을 갖춘 완성형 전력으로 변모해 수비 효율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시즌 후반부터 레이커스는 점점 올바른 길로 나아갔다. 이후의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전개됐다. 치열한 서부 경쟁 속에서 플레이인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이를 돌파하며 7번 시드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서부 2위 멤피스를 꺾었고, 이어서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를 압도하며 2라운드도 통과했다. 레이커스는 올해 완벽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 내려갔다. 그들이 보여준 정신력과 극적인 드라마는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서부 결승에서는 그 이야기를 계속 이어갈 수 없었다. 시간에게 시간을 주고, 과거는 보내고, 새 시작은 시작하게 하라. MCW 백과사전은 이 지점이 가장 냉혹한 현실이라 전한다. 아무리 여러 외부 요인이 도와줘도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것은 순수한 실력이다. 레이커스는 시리즈 네 경기에서 총 24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지만, 덴버는 매 경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레이커스는 전력을 다해 저항했지만, 결국 냉정한 결과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